세종특별자치시는 선주민과 더불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인 사람들로 이뤄진 다양성의 도시입니다.
그래서 세종시민들의 직업도, 삶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다채로운 삶을 살고있는 세종시민의 모습을 '세종 삶의 현장'에서 만나봅시다.
세종 마을기록활동가는 세종시 곳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탐문하고 기록합니다. 주민자치 활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최전선에서 직접 전해듣고 주민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종마을기록활동가 정경아·김상구·이석범 님을 모시고 마을기록의 중요성과 마을기록활동가로서 곳곳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시작해볼까요?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왼쪽부터 정경아, 김상구, 이석범 마을기록활동가
(정경아)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다가 조금 일찍 은퇴한 후 세종시로 들어왔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만나는 일이 좋고, 기록하는 것이 좋아 마을 기록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상구)
반갑습니다. 저는 30년간 직업군인으로 재직했고, 현재는 퇴직해서 마을기록활동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 KTV 국민방송 소속으로 취재하고 촬영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이석범)
저는 이석범이라고 합니다. 나이 많이 먹은 할아버지죠?(웃음) 2016년에 학교 생활에서 퇴직하였고,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주해온 사람입니다.
| 세 분 모두 2010년대에 세종시에 이주해 오셨습니다. 처음 세종의 모습은 어땠었나요?
(정경아) 처음에 여기 들어왔을 때는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죠. 2011년 즈음일까요? 그때는 연기군이었죠. 여기에 새로운 도시가 들어선다고 해서 남편과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 때에는 세종 첫마을이 지어지고 있었고, 주변에 거의 뭐가 없었지요. 다 공사장, 공사판이었어요. 그래서인지 남편하고 여기 왔다가 길을 잃어버렸다니까요.
(이석범) 저는 2018년에 왔어요. 2016년까지 교장을 하다 퇴직하고, 계속 대전에서 거주하다가 세종으로 왔지요. 처음 세종에 왔을 때는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좀 쓸쓸했습니다. 그러다 세종시 홈페이지도 둘러보고,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죠. 당시 주민자치 활동이 막 시작할 즈음이어서 참여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상구) 세종시에는 8년 전 쯤, 아무 것도 없던 허허벌판에 들어 왔어요. 그때 이 행복도시 쪽에 있었던 게 시청과 교육청, 경제 관련 기관 건물 뿐이었죠. 저도 원래는 대전에 오래 거주하다 이 곳에 오게 되었죠. 그땐 이발소고 미용실이고 아무 것도 없어서 머리 다듬으러 다니기도 쉽지 않았는데, 엄청 비싸게 받더라고요. 하하. 지금은 많이 정상화 되었는데, 불과 몇 년 전까지는 그랬었죠.
(김상구) 저는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을 때 그 일을 중심으로 써요. 세종에 들어와서는 손주를 돌보느라 바빠서 많이 남기진 않았지만, 도담동과 아름동, 고운동이 행정동이 될 때의 기록이라든지, 아름동 주민자치회 사무국장을 할 때의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이석범) 저도 주민자치지원가로 활동할 때에 촬영한 사진이 꽤 있습니다. 노트북을 확인하니 찾을 수 있네요. 주로 사진이 많은데 이렇게 활동들을 기록하기에 사진이 가장 간편하니 그런 사진들이 많이 있습니다.
(김상구) 마을기록활동가에 참여하면서 잊히고 사라지는 많은 일을 보았어요. 어르신이 해주신 이야기도 많이 수집해서 기록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도 합니다. 예전에 KTV 활동을 하면서, 세종시에서 계속 살아오신 104세 어르신에 대한 다큐를 촬영하려고 3개월 간 부단히 접촉했어요. 그때 말동무도 해드리고, 음료수도 사드리고 그러면서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죠. 그런데 그만 그분이 노환으로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되었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사라지는 사람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좀 기록해야 한다고. 이분들이 가지고 계신 이야기들은 정말 세종시의 문화유산 그 자체거든요.
(정경아) 대전에서 20년 넘게 살아오다가 2016년에 세종에 이사했어요. 이제부터 세종은 제가 사는 마을이니까, 많은 관심을 갖고 활동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주민자치위원도 하고, 많은 내용을 듣고 기록하고 했죠. 다양한 기록을 남기면서, 새롭게 생겨나는 마을의 기록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마을이 생기는 과정 속에서 각종 회의, 행사를 통해 다양한 기록이 남는데, 그게 그냥 사라지는 현실이 안타깝더라구요. 저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니까, 그런 걸 메모하면서 기록을 남기는 일도 제 나름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석범) 저 역시도 마을기록활동가를 시작한게 주민자치위원 활동에서부터였죠. 그런 활동에 많이 참여하다보니 이제 기록을 남기게 되었고, 그래서 이제 기록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이죠. 저는 컴퓨터에 아주 잘 정리해 놓고 있어요.
| 세종시는 짧은 기간 사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록을 남기는 게 중요할까요?
(이석범) 이제 이사한 지 7년 차인데, 주변 환경이 그 사이 급속하게 변화했어요. 사진이나 기록을 좋아해서 이 활동을 해보는데, 좀 체계적으로 하기에는 혼자로서는 부족해요. 시청에서 2010년대를 옛 사진이라고 전시하고 있는데, 보면 정말 천지개벽 그 자체예요. 정말 세종은 자고 일어나면 변화한 부분이 무수해서, 지금이라도 현재의 모습을 기록하고 남겨두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정경아)
도로망 정비 등이 이뤄지고 시시각각 변화하는게 세종이죠. 지금 세종시청 앞도 공사하고 있고요. 경관과 주변의 변화를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괴화산을 자주 올라가는데, 거기도 많은 변화가 있어요. 사람들이 꼭 정해진 길로 다니지를 않더라고요. 6개월 정도 괴화산을 다니고 있는데 갈 때마다 새로운 길이 막 생겨요. 맨발걷기 명소로 괴화산이 뜨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샛길을 개척하고 산의 모습을 막 바꿔 가는 것 같아요. 단순히 몇몇 산책하는 사람들의 소회가 아니라, 이런 환경적인 변화를 많이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서면에 지금 공단을 조성하고 있는데 그 변화상은 더 심해지겠지요? 논밭이 사라지고 중장비가 오가는 풍경이 곧 올텐데, 그런 것을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상구)
저는 고운동에 살고 있지만 좋아하는 동네는 소정면이에요. 그곳이 세종의 북단이기에 천안이랑 경계란 말이죠. 그런데 거기가 세종에서도 그렇고 천안에서도 그렇고 서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그런 분위기가 좀 있어요. 2003년도인가, 거기에 기름부대가 있었죠. 군사 비축유를 준비하는 부대인데 32유류지원대였을 거예요. 거기서 근무를 3년 동안 했었어요. 지금은 그 부대가 옮겨졌는데, 기름에 땅이 얼마나 오염이 되었겠어요? 그래서 자연정화를 위해 그냥 놔뒀는데, 그 뒤에 자연이 아주 그냥 말도 할 수 없이 좋아요. 20년 전에 거기 계곡이 장관이었죠. 부대가 있어서 오히려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자연이 남아 있다는 아이러니한 소정면만의 매력 같아요. 지금가면 KCC 공장 뒷편으로 20년 전 모습을 간직한 걸 볼 수 있습니다.
| 세종시에 대한 관심과 애정어린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세종시의 어떤 부분이 좀 더 발전해야 할까요?
(정경아)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특별한 정체성이 있지만, 기존의 읍면이 이어온 활동과 동 지역의 활동이 너무 달라요. 도시와 농촌의 장점을 접목한게 세종 싱싱장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콘텐츠를 찾아보면 좀 더 상생하고 조화로워질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이 많으니까 좀 더 활발히 교류가 될 수 있도록, 또 신도시 사람이 좋아할만한 것을 구도심에서 채워주면서 상호 교류를 이뤘으면 좋겠어요.
(김상구) 세종시에 지금은 원주민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적어졌을 겁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100세가 넘은 어르신 같은 이런 분들이 진짜 이 세종의 원주민인데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사라지고 있죠. 저만 하더라도 30년 전 제가 여기 근무할 때, 32사단 병사가 먹는 음식 재료를 당시 연기군 지역 농협에서 조달했어요. 그런데 지금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기록하고 취재해서 기록이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종은 전국 8도에서 사람이 모인 곳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딱 '하나의 세종시'라기보다는 각자의 개성이 좀 강한 것 같아요. 내 생각으로는 세종시에 전국 8도 마을을 조직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어요. 이 골목은 뭐 경상도 골목, 저 옆은 전라도 골목. 이렇게 조성해보면 개성있는 세종만의 모습이 생기지 않겠어요?
(이석범) 세종은 서울에 비하면 많이 작은 도시죠. 그런데 인프라가 아직 많이 부족해요. 처음 세종에 왔을 때, 시멘트 뿐인 삭막함이 있었죠. 그래서 뭔가 마음이 허전하고 채워지지 못하는 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차를 타고 공주에 가서 옛날 자료와 문화, 이야기를 보니까 마음이 좋아지더라고요. 공주박물관에 있는 옛날 도자기라든가 그런거요. 그래서 이사왔을 당시 답답하면 무조건 박물관을 찾았어요. 결국은 세종에 박물관, 미술관, 기록관 같은 생활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만들어져야 할 것 같아요.
| 맺음말
지금까지 세종마을기록활동가로 활약하고 계신 정경아·김상구·이석범 활동가과의 인터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세종시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시시각각 변모하는 모습이 단지 주민들의 기억에만 남아 잊혀지지 않도록, '현재'를 기록해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민들의 노력과 자치활동, 공동의 현안을 해결하는 그 과정 자체가 있었기에 세종의 변화는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런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잘 활용한다면, 내일, 다음달, 내년에는 더욱 발전된 활동을 펼치는 세종시민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겠지요?
앞으로 세종마을기록문화관 디지털 아카이브에 다양한 기록물과 이야기를 채워나갈 마을기록활동가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Interviewer : 정혜지
Interviewee : 정경아, 김상구, 이석범
일시 : 2023.10.18(목), 15:00~16:30
장소 : 세종특별자치시청 김종서실
기획 및 편집 : 정혜지, 오건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