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는 선주민과 더불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인 사람들로 이뤄진 다양성의 도시입니다.
그래서 세종시민들의 직업도, 삶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이러한 세종시의 특성을 자신만의 감각을 동원하여 다원적으로 살아가는
세종시민과 직접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홍석하 사무국장은 1980년대 학생이던 시절 연기군에 처음 발을 디뎠습니다.
지금은 어엿한 가장이자 주민생계조합을 이끄는 주역입니다.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과정에서 엄청난 우여곡절을 전면에서 경험한 사람 중 한 명이자,
기존 정주민의 막막한 생계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홍석하 사무국장과의 면담을 통해
지역 주민의 지속가능한 생활을 지향하는 '주민생계조합'의 활동을 지금부터 살펴봅니다.
| 행정복합중심도시 세종 주민의 삶을 위해 힘쓰다
홍석하 사무국장은 본래 서울에서 태어나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연기군에 이주한 사람입니다. 그는 결혼 후 가정을 꾸린 지금까지 세종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연기군 시절부터 알음알음 지역을 알아나가고 점차 애정을 쏟았습니다. 2004년 신행정수도 위헌 확인 결정이 내려지며, 지역을 위해 자신이 해야할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지역 주민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에서 지역주민의 올바른 정착과 안정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홍석하 사무국장은 연기군 '주민보상대책위원회' 활동, 뒤이어 지역 주민의 올바른 정착과 생활 안정에 힘쓰는 '주민생계조합'에 참여 했습니다.
“지금 세종시의 인구는 39만명이 넘습니다. 제가 처음 주민보상대책위 활동에 열심일 때, 연기군의 인구는 8만이 조금 넘었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행정도시가 생긴다는 것에 큰 기대감이 있었지만, 한편으론 평생 논밭을 일구고 살던 농촌 사람들의 생계에 대한 막막한 현실의 벽이 눈 앞에 서게 되었죠.”
세종특별자치시의 조성이 본격화될 무렵, 기존 거주민에 대한 대규모 토지보상과 이주대책이 집행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엄청난 보상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비아냥도 있지만, 당시 농사를 지어 한 해 한 해를 먹고 살던 수많은 연기군 주민에게 2~3년 간의 공백기는 실로 막막한 현실이었습니다. 이에 홍석하 사무국장은 당시 이주대책과는 별개로 기존 주민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이주대책과 생활대책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이주대책은 말 그대로 수용하는 토지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끝나면 그것으로 끝납니다. 이것은 토지를 소유한 사람에게 좋은 방법이죠. 하지만 당시 연기군에서 땅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취하던 주민에게 이주대책은 모든 것을 내놓으라는 것이나 다름없었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생활대책'입니다. 생계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어쩌면 촌스러울 지 몰라요. 그런데 보상과 생계에 대한 문제는 송두리째 자신의 모든 일상이 사라질 주민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생계'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주민 활동은 세종이 최초였습니다. 경제적 보상이 아닌, 거주민에게 당면한 먹고 사는 현실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부각하여 주민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을 세밀하게 살폈습니다. 나아가 '직업전환' 정책의 필요성을 인지하여 기존 농사만 짓던 농민에게 새로운 도시가 건설되면 그 환경에 알맞은 일자리도 수월하게 적응하도록 힘썼습니다.
2006년 주민생계조합 출범 후, LH에서 발주한 철거 관련 사업을 수주하여 주민이 법인을 조직하고 장비를 갖춰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환경 적응 사업을 도모했습니다. 나아가 보상만 받고 내 고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그 새로운 공간을 기존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한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 지속가능한 주민생계조합을 꿈꾸다
주민생계조합은 세종시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주민이 주도적으로 법인을 조직하여 사업 자격을 확보한 후 실제 현장에 참여했고, 자재와 인력을 동원하는 것과 같은 기초업무에 주민생계조합이 톡톡히 제 역할을 다했습니다.
“처음에 건설현장의 각종 업무를 주민이 수행할 수 있도록 구상했죠. 그런데 그것은 단편적인 일에 불과하잖아요? 2030년 세종시 건설이 완수되면, 우리에게 더 이상의 '일감'이 없는 거에요. 세종특별자치시가 자족도시를 표방한다고 하는데, 우리 주민생계 협동조합에게도 그 자족능력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저는 그래서 세종시 건설 이후에도 우리가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수행하고, 주민과 지역을 위해 힘쓸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미래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홍석하 사무국장은 단순히 지역의 사업을 수주하여 당장 눈앞의 사업만을 영위하는 것이 아닌 세종특별자치시에 기반을 둔 건실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주민생계조합은 관급 공사를 수주하는 등의 활동에서 벗어나 마을 장례식장 운영 등 사업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원주민이 현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갈 수 있도록 자원을 확보하고, 자체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연속적으로 이어나가야죠. 저는 이와 같은 지속가능성 확보가 세종이라는 공간에서의 블루오션이라 생각합니다. 이 도시를 내가 점차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죠. 주민의 그런 열정과 의식을 끌어낼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차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멀리 보는 마을기록문화관을 희망합니다.
긴 호흡으로 미래를 바라보려고 하는 주민생계조합의 철학에는 마을기록문화관에도 적용할 부분이 많습니다. 홍석하 사무국장은 세종 마을기록문화관에 바라는 점을 가감없이 조언해 주었습니다.
“세종시가 출범한 후 작은 실개천에 다리를 가설하고, 조치원읍의 소방도로가 확장되는 등 소소하지만 엄청난 지역의 변화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는 세종의 미래는 정말 엄청나게 달라질 것 같아요. 점점 연기군의 이미지가 옅어지듯이 지금 세종의 변화무쌍한 기억도 점점 잊힐 테죠? 그래서 저는 2000년 대 중후반 세종이 구성되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계에 대해 말하던 주민의 기억과 기록을 마을기록문화관이 담아낼 수 있길 희망합니다. 연기군 시절부터 생활과 관련된 자료, 원주민과 이주민이 바라본 동네에 대한 기억 등 이런 이야기를 담아내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할 마을기록문화관의 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뷰 일시: 2023.11.17. 15:30~16:30
인터뷰 장소: 세종특별자치시청 4층 세종책문화센터
인터뷰이: 홍석하 사무국장
인터뷰어: 정혜지 에디터
ⓒ 2023, 세종특별자치시 마을기록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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