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건립과정에서 단순히 행정적 구분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지역의 환경과 역사를 고려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의견을 고려해 부르고 듣기 좋은 이름을 정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마을 지명이 그대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지만, 아예 새로운 지명으로 바뀌기도 했는데 마을을 기록하는 아키비스트의 입장에서는 이런 마을이름이 변해온 과정에 흥미가 갑니다.
지명이라는 것은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문화가 반영된 결과물이기에 오랜 시간에 걸쳐 사회적, 문화적 맥락이 함축되어 담겨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종시에서도 전면적인 도시 개발을 추진했지만 지명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보존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기기도 했습니다.
신도심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주민들이 직접 이름을 붙이는데 열의를 보이거나 크게 관심을 가졌던 주제였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몇 가지 마을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범지기 마을에 대한 유래(조치원문화원, 2007, 『연기군의 지명유래』 中)
아름동은 두 팔을 둥글게 만든 둘레가 한 아름 넘치는 모양을 떠올리게 하기에 풍요롭고 조화로운 도시를 지향하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동이 위치한 지역에서 예전부터 해당 지역을 가리키는 마을명으로 전래되는 이름으로는 범지기마을을 비롯해 가운데말, 긴골, 늪말, 평들 등 다양한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부르고 듣기 좋을 뿐만 아니라 마을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적절한 것으로 ‘범지기마을’을 골라 아름동은 범지기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도담동의 경우 야무지고 탐스럽다는 뜻으로, 마을이 형성되던 시절의 주민들의 긍정적이고 활기찬 삶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는 예전부터 전해져오던 마을이름들이 새터너머, 털골, 도램말, 고삐바위, 뒷골 등 많은 이름들이 있었지만 그중 도램말을 골라 도담동은 도램마을이 되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순우리말로 된 정말 많은 표현이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많고 많은 표현들 중 몇 가지가 그 지역의 이름으로 정해졌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수 있는 건 이름이 변해온 과정과 그 기록을 통해 그 이름이 형성되기까지 지나온 시간을 거슬러 가볼 수도 있고, 이름에 녹아있는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알게 모르게 자신들의 삶의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마을이름을 직접 지었다는 사실은 스스로에게도 중요한 의미이지만 지금 세종에 살고 있는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삶의 모습을 마을의 이름으로서 보여줄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이처럼 주민들이 스스로 사는 곳의 이름을 짓고, 그러한 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을 마을기록문화관에서는 기록하려고 합니다. 마을이름이 지어지는 과정뿐만 아니라 이를 생각하는 시민들을 기록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