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_마을공동체

세종에서 마을을 이루는 사람들 : 세종시 마을공동체 사례집을 펼치며

아카이브 담당자
게시일 2025.04.04  | 최종수정일 2025.10.15

세종시 마을기록문화관에는 책장 한켠에 조용히 꽂혀 있는 책들이 있습니다.
 

< 마을기록문화관에 꽂혀있는 마을공동체 사례집 >
(촬영: 25-04-04)


‘세종시 마을공동체 사례집’은 사회적경제공동체센터에서 해마다 발간하여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함께 만든 시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2012년 출범한 세종시에서 사람들은 어떤 공동체를 이루며, 어떤 취미와 활동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을까요? 이 사례집은 그 질문에 대한 작은 대답이 되어줍니다.

 
< 사회적경제공동체센터에서 발간되는 세종시 마을공동체 사례집 中 >
(촬영: 25-04-04)



마을기록문화관에서는 이 책들을 단지 수집하고 보관하기 위해 모은 것이 아닙니다. 이 속에는 분명히 존재했지만 쉽게 잊히는 사람과 이름들이 있습니다. 이 자료들을 통해 우리는 물을 수 있습니다. 

“세종에서는 어떤 삶이 있었을까?”
“누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돌보며 살았을까?”

그 질문에 대한 잔잔하지만 분명한 대답이 바로 이 사례집 속 기록들입니다.

 
< 2019년 세종시 마을공동체 사례집 中 >
(촬영: 25-04-04)



예컨대, 2019년 사례집에는 ‘몽글몽글’이라는 공동체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세종시남부보건소 공동육아나눔터를 중심으로 엄마들이 모여 공동육아를 목표로, 아무것도 모른 채 처음 엄마가 된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하면서 함께 아이를 키우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교구를 만들기 위해 새벽잠을 포기하며 시간을 쏟았던 날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 2020년 세종시 마을공동체 사례집 中 >
(촬영: 25-04-04)



2020년은 코로나로 사람들이 쉽게 모일 수 없던 시기였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공동체는 이어졌습니다. ‘세종문화인형극단(대표자 이성미)’에서는 기후와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과 조그마한 개선을 위해 인형의 제작부터 업사이클링을 통해 직접 만들고, 공연을 기획하며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동화 읽는 할머니 모임 ‘햇살’과 연대하며 세대 간 교류의 장을 넓히기도 했습니다.


 
< 2021년 세종시 마을공동체 사례집 中 >
(촬영: 25-04-04)



2021년에는 경력단절을 겪은 엄마들로 구성된 ‘어울림(대표자 노혜임)’은 서로의 재능을 나누며 자신감을 회복하고, 나눔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그것을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꿈도 키워갔습니다. 이는 이 활동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가하면 같은 해, 대학생들로 구성된 ‘세종문화예술인 네트워크’는 다큐멘터리 제작과 공연 기획을 통해 지역 문화 활동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직접 무대를 기획하고 실현하며 성잘할 수 있었고, 활동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 2021년 세종시 마을공동체 사례집 中 >
(촬영: 25-04-04)



이 밖에도 ‘범지기마을 9단지 달빛도서관’에서는 작은도서관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아파트 단지 내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이웃 간 돌봄의 가치를 실현하기도 하고, ‘나로삶’에서는 성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들이, ‘엄마’라는 역할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느슨한 연대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이처럼 공동체의 활동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보다도, 그 안에 깃든 관계의 회복과 신뢰의 축적을 통해 빛이 나고 있습니다. 

비슷한 공동체는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에 마주하게 마련입니다. 이 자료는 그런 순간마다 길을 찾는 데 작은 실마리가 되어주고, 서로의 경험을 잇는 연결고리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이런 마을공동체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은, 기록이 단지 과거를 보관하는 데서 끝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기록은 지금 우리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갈지 상상하게 합니다. 2025년인 지금, 만약 우리가 이 사례들을 남겨두지 않았다면 당시의 그 삶들을 생생히 기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로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살피고 마음을 모아온 흔적은 이처럼 조용한 기록 속에 남아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기억하자, 이런 삶이 있었고, 지금도 가능하다는 것을."


세종시 마을기록문화관은 앞으로도 이 지역의 다양한 공동체 기록을 모으고, 보존하고, 사람들에게 알릴 것입니다. 지금 이곳의 삶이, 미래의 누군가에게 따뜻한 기억이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