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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년 전 학교의 기록 - 『전의초등학교 104년사』

아카이브 담당자
게시일 2025.09.11  | 최종수정일 2025.09.30

세종시 전의면에 자리한 전의초등학교는 10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면서 학교의 이름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그 발자취는 2013년에 펴낸 『전의초등학교 104년사』 에 남아있습니다. 이 책을 펼쳐보면 학교와 함께 해온 사람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 전의초등학교 104년사 책 표지 >
(전의초등학교 소장)



전의초등학교는 1909년 설립된 대동학교에서 출발했습니다. 청소년 교육에 뜻을 가진 이기하, 김경규, 정관식 등 세 사람의 주도로 세워졌으며 당시 전의군수 장인원의 후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지역 관료와 민간이 협력해 교육을 시작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근현대잡지자료인 대동학회월보 제3호에 의하면 “1908년 4월 25일에 충청남도 전의군 이기하씨등 사립대동학교 설립 청원서제출 의결/인준, 내용등”과 같이 학교 설립을 준비하는 내용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1909년 4월 15일 대동학회월보 제15호에는 “全義郡 邑內(전의군 읍내) 사립 대동학교를 설립한 허가”라는 내용이 실려 있어, 학교가 공식적으로 설립 절차를 밟아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전의초등학교 104년사 책에 실린 1941년 당시 교직원 사진(소화16년) >
(전의초등학교 소장)




설립되고 나서 수업은 전의향교 명륜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1912년 11월, 대동학교는 전의공립보통학교로 승격 변경되었습니다. 전의향교에서 남쪽으로 약 150m 떨어진 전의관아 자리로 옮겨 새로 건물을 마련했습니다. 전의군이 전의면으로 개칭된 것은 바로 이 무렵이었고, 개교 당시 학교 규모는 2년제 2개 학급이었습니다.

 
< 전의초등학교 104년사 책에 실린 1930, 40년대 학교 전경 >
(전의초등학교 소장)



책에는 1930-40년대 학교 풍경을 짐작할 수 있는 기록도 실려 있습니다. 당시 학교 동쪽, 지금의 씨름장 자리에는 일본인 학생들이 다니던 일신국민학교가 있었다고 합니다. 학급당 30명 정도를 가르치는 단급 학교였는데 해방이 되던 1945년 8월 15일, 이 학교는 전의초로 흡수·통합되었습니다. 같은 시기 본교는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했고 입학할 때 정해진 반이 졸업할 때까지 바뀌지 않아 같은 학년이면서도 서로 얼굴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교의 연혁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동학교 1909년 
전의공립보통학교 (전의면 읍내리) 1912년 11월 8일 
전의명륜공립심상소학교 1937년(24회)
전의명륜공립보통학교 1941년(28회)
전의공립국민학교 1947년(39회)
전의국민학교 1952년(39회)
전의초등학교 1996년(83회)

*삼기초등학교, 송성초등학교 흡수 (1994년 3월 1일)
*달성초등학교 흡수(1999년 3월 1일)




당시 시대적 상황 및 이러한 사학들이 설립되기 시작한 배경에는 일제강점기의 식민지 교육 정책이 있습니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일본인의 이익과 통치를 위한 교육을 중점적으로 시행했고, 조선인에게는 제한적이고 차별적인 교육 기회만이 주어졌습니다. 이에 반발한 지역 유지들이 ‘우리도 우리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립학교를 설립하고 교사를 고용해 자체적인 교육을 이어갔던 것입니다.



전의면에서는 아래와 같은 동아일보 신문기사가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장마와 폭염을 무릅쓰고 방방곡곡에서 맹활동
사랑에서 헛간에서 전수되는 문맹퇴치>

(출처: 동아일보, 1934. 8. 14.)

계몽운동을 도청에서 인가받고,
주재소에서도 허가를 받았으나,
경찰에서 금지당하여 진행하지 못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동문 회고록도 담고 있는데,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 31회 졸업생 김동호
 
“ … 학급담임은 1학년 때는 처음에 우찌가와(內川)씨로 일본사람으로 한국말은 전혀 하지 않고 일본말로만 지도하여 일본말을 모르는 친구들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한 학기를 마치고 담임교사가 전근되었고, 다음에는 김대성(金大成)씨로 한국분이기 때문에 어린 우리들에게는 여유가 있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많았다. 2학년 때는 김덕환(金德?)씨라는 한국인 여교사로 자상하고 어린학생들을 사랑하였다. 특히 가난한 나를 무척 귀여워 해주었다. 1학년 2학기 때부터 부 급장으로 임명 받았으나 천성이 수줍어서 발표력이 부족한 나를 격려와 칭찬으로 발표력 신장에 성공하게 해 주었다. 고마운 분으로 잊지 못하고 있다. … ”
 


- 41회 졸업생 김일국

“ … 1954년 졸업식 끝나고 이성용, 나하고 1반 반장 부반장 4명이 기차를 타고 담임선생님 졸업선물을 사러 조치원으로 갔다. 그 당시 1반 담임선생님은 고인이 되신 읍내 방영묵선생님이었다. 기차가 전동역에서 멈추기 전에 이승용이 장난하다가 뛰어내려 얼굴을 다쳐 큰일날 뻔 했다. 조치원 시장통에서 우리반은 기성복 양복을 사고 1반은 벽시계를 사가지고 와서 전해드렸다. 지금 생각을 하니 기성복은 오늘날 같으면 입지도 않았을는지도 모른다.  … ”



- 41회 졸업생 이치우

“ … 6.25전쟁의 참상으로 인하여 교실 벽이 군데군데 폭파된 그 교실에서 의자도 없는 마룻바닥에서 공부를 하였으며 … 너무도 빈곤할 때라 점심시간 종이 울리면 1.2km 떨어진 집에 달려가서 식사하고 걸어서 학교에 와서 오후 수업을 했던 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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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개인들의 기억은 흩어져 있으면 곧 잊히기 쉽습니다. 하지만 여러 세대의 이야기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을 때, 그 기억은 비로소 공동체의 기록이 됩니다. 전의초등학교는 2013년 개교 104주년을 맞아 이러한 흐름을 담아낸 책을 펴냈습니다.



『전의초등학교 104년사』에는 연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졸업생들의 사진, 교사들의 이야기, 지역과 함께한 행사 기록이 차곡차곡 담겨 있습니다. 당시 막 출범한 세종시의 상황과도 맞물리면서, 연기군 시절부터 이어온 교육의 흐름을 정리하는 성격을 지녔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더더욱, 한 학교와 그 지역의 역사를 담은 귀한 기록으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책이 지역의 교육사를 되짚는 길잡이로, 그리고 마을의 시간을 기억하는 자료로 오래도록 쓰이기를 기대합니다.


 
< 전의초등학교 1940년 추계운동회 사진 >
(전의초등학교 소장)


 
< 전의초등학교 1950년 추계운동회 사진 >
(전의초등학교 소장)



[참고문헌]

전의초등학교총동창회. 2013. 천의초등학교 104년사 1909~2013. 전의초등학교총동창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