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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밖에 있던 학교: 연기공립보통학교 실습 교육의 기록

아카이브 담당자
게시일 2026.03.23  | 최종수정일 2026.03.23

지금 우리가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대체로 교실 안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게 익숙하고 당연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떠올리려 애쓴다면, 체육시간에 운동장에서 운동하는 모습이나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까지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학교는 교실을 벗어나, 마을과 연결된 공간에서 노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을과 연결된 공간에서 노동과 실습이 함께 이루어졌고, 이는 교육의 일부였습니다. 당시 지역 주민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했던 만큼, 농업과 관련된 지식은 학생들에게도 필수적인 교육 내용이었습니다. 연기공립보통학교(현재 연기면 연남초) 졸업앨범에 수록된 이 두 장의 사진은, 그와 같은 교육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 연기공립보통학교 실습용 농경지에서 일하고 있는 학생들, 1936년 >
(연남초등학교 소장)



위 사진은 연기공립보통학교 제16회 졸업앨범에 삽입된 것으로, 조치원에서 영업하던 ‘중선사진관’에서 인화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사진 오른편에는 ‘연기공립보통학교 실습지’라는 한자가 적힌 말뚝이 박혀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교가 별도의 농경 실습지를 운영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속 학생들은 단체로 논에서 벼를 베거나 묶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학교 교육 과정에 농사 실습이 포함되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일제강점기에 사용된 농업교과서도 있습니다. 

 
< 일제강점기 농업교과서(1931) >
(서울 경신중고등학교 소장)



표지에 적힌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實業補習學校 農業教科書”
→ 실업보습학교(직업·실업 교육기관)의 농업 교과서



“畜產篇”
→ 축산(가축 사육)에 관한 내용



“朝鮮總督府”
→ 조선총독부 발행



즉, 이 교과서는 학교 교육 과정에 포함된 공식 교재이며, 벼농사나 축산과 같은 내용을 교과서로 배우고, 실습지에서 직접 수행했습니다. 


 
< 단체복을 입고 수공예품을 만든 연기공립보통학교 학생들, 1941년 >
(연남초등학교 소장)



또 다른 사진에는 단체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등장합니다. 학생들 앞에는 일정한 형태로 배열된 수공예 결과물이 놓여 있습니다. 동일한 복장과 정돈된 구도로 미루어보면 학교 실습 수업 이후, 여학생들이 수공예 실습 결과물을 앞에 두고 촬영한 기록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과 교과서가 보여주는 교육의 모습은, 지금의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학생들이 논에서 벼를 베고, 실습지에서 농사를 배우며, 수공예 결과물을 앞에 두고 단체로 촬영하는 장면은 더 이상 학교의 일상적인 풍경이 아닙니다. 오늘날 교육은 교실 중심으로 체계화되었고, 생활과 직접 연결된 노동은 학교 밖의 영역으로 분리되었습니다. 그 변화 속에서, 과거 학교가 마을과 함께 운영되던 방식 또한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이제 학생들은 농업을 깊게 배울 필요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교육의 흔적까지 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와 같은 기록물을 발굴해내고, 보존함으로써 주민들의 생활과 일상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 이 기록들은 마을기록문화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교기록물 전시 《연기학교, 세종학교》를 통해 공개된 자료의 일부입니다. 본 전시는 세종 지역의 옛 학교 기록을 통해, 학교가 교육 기관을 넘어 마을의 일상과 사회 인식이 형성되던 공간이었음을 살펴봅니다. 사진, 문서, 시각 자료로 남은 학교기록은 당시의 수업 풍경뿐 아니라, 지역 사회가 공유하던 질서와 시대 분위기까지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전시 관람과 관련하여 학교, 지역 단체, 시민 모임 등의 단체견학과 함께 마을 시민이 직접 전시를 해설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는 세종시청 자치행정과 기록공개팀에서 받고 있습니다. (☎ 044-300-3155)